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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빛출판네트워크

컬럼/인터뷰

자리를 옮기기로 결심한 귀도(Guido van Rossum)

한빛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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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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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ANBIT

15,400

귀도 반 로섬(Guido van Rossum)은 “파이썬(Python)”이라는 프로그래밍 언어를 만든 저명한 저자이다. OSCON 2003에서 States of Unions(역, 공동체의 지위)라는 연설도중, 그는 조만간 PythonLabs를 그만 두고 캘리포니아에서 새로이 일하게 되었다고 발표하였다. 이에 귀도(Guido)는 이직 동기와 개발상황, 파이썬 일반에 대해 스티브 홀든(Steve Holden)과의 인터뷰에 기꺼이 응해주었다.

스티브: 왜 PythonLabs를 떠나려 하시는지 설명해주실 수 있습니까? 어디로 가실 건지요?

귀도: 캘리포니아에 가보는 것은 언젠가는 꼭 해보고 싶은 일 중에 하나였습니다. 그러던 중에 지난 2월, 단 파머(Dan Farmer)가 언어 디자인 기술이 많이 필요할 거라면서 자기네 새 소프트웨어 회사에 들어오라는 제의를 해왔었죠. 캘리포니아를 항상 생각해왔지만 단의 제의를 들었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른 생각은 그렇게 하면 ‘가족들에게 너무 짐이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었죠.

그렇지만 단(Dan)은 계속해서 끊임없이 제의를 해왔고, 얼마간의 자본이 준비가 되자 나에게 캘리포니아로 인터뷰를 하러오라고 요청했습니다. 인터뷰에 응하면서 나는 그 회사에 무언가 잘못된 점이나 사업 계획에 문제는 없는지 알아 본 후에 내가 의도하던 바에 대한 결정을 내보려고 하였죠. 그러나 아무리 해도, 어디에서도 잘못된 점들을 전혀 발견할 수 없었습니다!

인터뷰를 마친 후 시간이 지나면서, 프로젝트는 물론이고 단(Dan)과 함께 일하는 것에 더욱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스티브: 그래서 거절할 수 없을 제의는 아니었다는 것이네요? 그 보다는 거절을 정당화할 어느 것도 발견할 수 없었다는 것인가요?

귀도: 사실, 불만이 있다고 할 수 없을 정도로 제의는 마음에 들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 새 프로젝트에 푹 빠져버린 제 자신의 모습에 아주 놀랐구요.

스티브: 앞으로 PythonLabs와 파이썬 소프트웨어 기금(Python Software Foundation) 관계는 어떻게 될까요?

귀도: 제 개인적인 소견으로는 별로 바뀌지 않을 거라고 생각됩니다. 정말로 PythonLabs 사람들을 좋아하고, 우리 대부분은 CNRI 시절 이래로 8년간 함께 일했으니까요. 만약 PythonLabs 사람들 모두에게 제의를 하지 않고 저 혼자에게만 제의를 했다면 이렇게 자리를 옮기기가 어려웠을 겁니다. 어쨌든간 저는 이직을 결심했지만 저를 제외하고는 여러 가지 이유로 그들 중 누구도 이직하고 싶어하지 않았습니다.

저는 계속해서 PSF의 의장직을 맡을 겁니다. 위원회 모임(Board meetings)은 아무래도 좀 달라질 것으로 예상되는데 아마도 직접 참여하기 보다는 IRC를 활용할 생각입니다. PyCon DC 2003 계획 과정에서 검증되었듯이,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는 것은 좋은 일이니까요. 물론 PSF 위원회 모임에도 이를 사용하여 시간을 절약할 생각입니다.

스티브: 지난 수 년간을 돌아보면 직장을 옮기게 된 것이 이번이 세 번째인데요?

귀도: 맞습니다.

스티브: 이것이 혹 고용 시장에서의 일종의 불안정을 나타내는 것일까요?

귀도: 경제 상황이 더 좋았더라면 아마도 나는 조프(Zope)를 떠나지 않았을지도 모릅니다. Zope가 훨씬 재미있었으니까요. 그렇지만 실제로는 그렇게 Zope를 떠남으로 인해 개인적으로 제가 선택할 기회가 더 많아 졌다고 볼 수도 있지요.

스티브: 파이썬 사용자들은 당신이 계속해서 언어의 개발에 참여해줄지에 대해 걱정하고 있을 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렇게 자리를 옮기는 것이 파이썬의 미래에 어떤 의미로 다가올까요?

귀도: 일단, 파이썬과 관련된 개발 작업은 엘리먼틀 시큐리티(Elemental Security)사의 소유가 아니라고 계약서에 명시되었습니다. 파이썬 관련 개발 작업은 변함없이 파이썬 소프트웨어 기금이 소유하게 될 것입니다.

또한 평일에도 짬짬이 시간을 내어 파이썬에 대한 작업을 할 것입니다. 일단 자리를 옮긴 여파가 가라 앉으면 파이썬에 할애할 시간이 충분할 거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꿈에 그리던 파이썬 직(job)은 이런게 아니지요. 전일제(full-time)라는 가정하에 파이썬랩(PythonLabs) 정도의 규모를 갖춘 한 팀이 파이썬 개발 작업을 하고 보수를 받아야 하지만, 현재로써는 현실적으로 가능한 일이 아닙니다.

스티브: 버지니아에서 가장 아쉬워할 일들로는 무엇이 있나요?

귀도: 거기에서 사귄 친구들이겠지요. 8년간 그 곳에 살았고, 그 시간 동안 정말 멋진 친구들을 사귀었으니까요.

스티브: 동부 연안(East coast)에서 간직하고 싶은 인연이 있다면 무엇입니까?

귀도: 모든 것들을 다 간직해두고 싶습니다. 여기서 사귄 모든 친구들과 계속해서 연락하고 지낼 생각입니다. 캘리포니아에 온다면 저희 집에서 하룻밤 묵어도 언제든지 환영입니다. 아직 살 곳을 마련하지 못했는데, 베이(Bay) 지역의 집값이 메트로(DC Metro) 지역보다 훨씬 더 비싸더군요!

스티브: 가정적인 분이라고 들었습니다. 당신의 삶에서 가족을 빼고는 IT가 남을거라고 하던데요, 파이썬 개발 및 작업에 얼마나 많은 시간을 쓰는지요?

귀도: 조프사(Zope Corporation)에서 일할 때에는 모든 시간을 조프(Zope) 웹 서버 환경을 개발하는데 들였습니다. 물론 파이썬을 사용해서 말입니다. 엘리먼틀(Elemental)에서도 역시 파이썬을 많이 사용할 것 같지만, 그 작업 시간이 얼마나 될지는 아직 모르겠습니다.

스티브: 언제쯤 전업 100% 파이썬 개발에 헌신할 수 있게 되리라고 보십니까? 그리고 그럴 수 있다면 정말 그렇게 하고 싶습니까?

귀도: 음… 그것이 바로 제가 꿈꾸고 있는 바라고 이미 앞에서 말씀 드렸습니다. 실제로 그런 날이 올지 말지는 여러 가지 상황에 달려 있죠. 파이썬 소프트웨어 기금이 부유한 스폰서를 만날 수도 있고, 혹 어쩌면 IBM이나 마이크로소프트 같은 큰 회사가 전략적 관점에서 파이썬이 중요하다고 결정할 수도 있으니까요. 하지만 지금까지 이와 관련된 직접적인 전망은 없습니다.

스티브: 자리를 옮긴 후에 새로운 댄스 그룹을 찾아보실 생각입니까?

귀도: 물론입니다. 배이(Bay) 지역은 실제로 수 많은 훌륭한 몸짝춤[2] 공동체(contact improv communities)들이 있습니다. 6,7년 전부터 왕래가 있어, 이미 몇몇 사람은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러한 만남을 다시 새롭게 해보기를 고대하고 있습니다.

스티브: OSCON에서 팀 오라일리(Tim O"Reilly)는 상당히 자극적인 생각을 담은 기조연설을 하였습니다. 연설 중에 당신의 흥미를 가장 많이 끌었던 점에는 무엇이 있나요?

귀도: 인기있는 애플리케이션의 본질이 변화하는 방법에 대한 지적이 정말 마음에 들었습니다. 아마존(Amazon)이나 구글(Google)은 워드나 파워포인트처럼 애플리케이션입니다. 하지만 그런 애플리케이션들은 많은 데이터를 가지고 있으며, 그 데이터와 상호작용하는 사람들을 잘 활용한다는 지적이 특히 흥미로웠지요.

그리고 바로 그 점이 연설의 핵심 아이디어였을 겁니다. 물론 파이썬 세계에서도 그런 아이디어로 할 수 있는 것들이 충분히 있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PyPI(Python Package Index)의 경우, 사람들이 특정 소프트웨어 조각에 대해 무슨 생각을 하고있는지 그 피드백을 주고 받을 수 있다면 훨씬 더 유용하게 될 수도 있습니다.


The Cathedral & The Bazaar

참고 도서

The Cathedral & The Bazaar
Eric S. Raymond




스티브: 오픈 소스 개발 모델이 독점적 방식을 대체하여 생존할 수 있는 모델임을 확실히 증명했다고 생각하십니까? 성당이 시장과 공존할 수 있을까요?

귀도: 오픈 소스 개발 방식은 확실히 증명되었습니다. 그리고 성당 괴멸과 관련된 직접적인 가능성이 있을 것이라고는 절대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오픈 소스 프로젝트 중, 의도적으로 시장-스타일의 모델로 실행되는 프로젝트들은 개인적으로 아주 좋아하죠.

특정한 회사에 고용된 프로그래머들이 많이 참여하고 있는 프로젝트들, 넷스케이프사의 모질라(Mozilla)이든 썬사의 오픈 오피스(Open Office)이든, 내려받기라는 관점에서는 큰 성공을 거두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코드 기반이 너무 거대하기 때문에 일반 프로그래머들이 공헌하기가 무척 어렵고, 이해하기도 어려운 편이지요.

그렇지만 파이썬처럼 아래에서부터 시작한 프로젝트들은 보다 많은 공동체들을 개발해왔을 뿐만 아니라 처리과정에 있어서도 훨씬 더 많은 것들을 수용할 수 있게 되었지요.

스티브: 파이썬은 커다란 오픈-소스 공동체의 일부입니다. 향후 몇 년간 파이썬 공동체가 마주할 중대한 도전에는 어떤 것들이 있다고 보십니까?

귀도: 사실, 그런 사항에 대해 어떤 의견을 개진할 정도로 미래예견 능력이 있지는 않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예를 들면 소프트웨어 특허권 같은 몇몇 사항들에 대하여 걱정합니다. 그러나 제 견해로 본다면 소프트웨어 특허권은 말도 안되는 것이기 때문에 오픈 소스는 어쨌거나 다행스럽게도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합니다. 비록 어떤 특정 프로젝트가 특허권을 처리하기 위해 코드의 일부를 어쩔 수 없이 재작성 해야 할 상황이 생기더라도 말입니다.

몇몇 개인은 어쩌면 불공정한 소송에 타격을 받을 수도 있겠지만 대체적으로 그것 때문에 오픈 소스 공동체가 붕괴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스티브: 가끔가다가 숨쉬기에 아무도 특허를 신청하지 않아 다행이란 생각을 하곤 합니다. 만약 숨쉬기에 특허가 걸려있다면 우리 모두는 특허권자들에게 돈을 지불하고 숨을 쉬어야 겠지요.

귀도: 짐작건대 파충류계에서는 아마도 선행 기술(prior art)이 있었을 것 같습니다[웃음, 파이썬이 파충류 뱀이므로 이것을 빗대어 농담].

스티브: 파이썬은 다른 오픈 소스 프로젝트와 어떻게 다릅니까?

귀도: 한 가지 큰 차이점은 파이썬은 오랜 역사가 있다는 것입니다. 파이썬은 첫 배포가 1991년에 이루어졌습니다. 그 시절에는 아무도 "오픈 소스"에 대해 말하지 않았으니까요. 게다가 자유 소프트웨어 기금(Free Software Foundation)의 창립자인 리차드 스톨만(Richard Stallman)도 별로 알려지지 않았고, GNU 일반 공개 라이센스(GNU General Public License)는 더군다나 존재하지도 않았습니다.

1994년에 개최된 첫 파이썬 워크샵에 참석했던 사람들이 지금도 열심히 파이썬 공동체에서 활동하고 있다는 사실이 정말 놀라울 따름입니다.

스티브: 지난 몇 년간 파이썬 개발 공동체는 어떻게 변모했습니까?

귀도: PythonLabs의 역할은 사실상 미미해졌습니다. 느낌상 PythonLabs가 여전히 상당 분량의 코어 코드를 통제하는 듯 보이지만, 사실상 PythonLabs 사람들은 모두 Zope와 ZODB의 여러 코드를 뒤적이고 있답니다. 그래서 파이썬 개발은 더 큰 개발자 공동체가 책임을 넘겨 받았고 아주 성공적으로 일을 완수해왔습니다.

수 많은 "새내기"가 개발자로 참여하고 공동체에서 열심히 활동합니다. 또 미국과 서유럽의 외부로부터 들어오는 공헌을 통해 이젠 세계 이곳 저곳에 파이썬이 널리 퍼졌다고 할 수 있죠.

스티브: 그래도 여전히 펄에 비해 파이썬의 인기가 뒤쳐져 있는데, 그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귀도: 펄이 먼저 나왔으니까요. 확실히 펄은 파이썬보다 나이가 많습니다. 파이썬을 만들기로 결심했을 때, 그때 펄 버전이 아마도 버전이 3.0이었다고 생각되네요. 이미 그때에도 펄은 수많은 공유 정신의 탄생을 만들어 내었고, 펄 사용자 공동체의 수요를 채우고 있었습니다.

펄(Perl), 파이썬(Python), 루비(Ruby) 그리고 Tcl. 이 4가지 동적 프로그래밍 언어는 오픈 소스 프로젝트로 아주 많이 퍼졌고, 이 프로그래밍 언어들 간에도 차이점 보다는 공통점이 훨씬 더 많다고 생각합니다.

스티브: 파이썬의 인기를 높이기 위해 그리고 사용자 공동체를 키우기 위해 어떤 일이 (그리고 누구에 의해서) 진행되고 있습니까?

귀도: 충분한지는 모르겠지만, 여러 사람들이 아주 열심히 그 영역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저도 제가 있는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는 것은 물론이고 컨퍼런스에서 기조연설을 하거나 슬래시닷(Slashdot)에 제 개인적인 생활을 이야기하는 등 여러 가지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러려고 한 것은 아니었지만 결국 제 개인적인 생활까지 여러 사람들에게 공개되는 일이 일어나고 말았는데, OSCON 기조연설을 들은 누군가가 제가 자리를 옮긴다는 소식을 슬래시닷(Slashdot)에 게시했고, 어떤 사람들은 그에 관해 논평할 권리가 있다고 느낀 것 같습니다.

스티브: 파이썬 창시자인 당신의 생활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 대신, 자신의 삶부터 충실해야 한다는 뜻이겠지요?

귀도: 그렇게 말할 수도 있겠지요. 어쨌든 어떤 사람은 파이썬을 진흥시키기 위해 특별한 조치를 취하기도 합니다. 이와 관련해 눈에 띄는 활동을 하는 사람으로 케빈 알티스(Kevin Altis) 같은 사람은 OSCON에 파이썬 트랙을 넣고, 내후년 쯤에는 파이썬 사용자들을 10배 증가시킨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으니까요.

그리고 "파이썬-마케팅" 메일링 리스트에서 스테판 데이벨(Stephan Deibel)이란 사람이 아주 적극적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현재 파이썬 소프트웨어 기금을 위해 다양한 이슈를 다루는 기사를 기고 하고 있죠. 향후 출시될 파이썬 2.3을 위해 또 다른 기사를 준비하고 있는데, 차기 맥OS X 배포본에 파이썬 2.3이 포함된 것에 대해 애플(Apple)사의 논평을 포함시킬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스티브: 차기 맥 OS 배포본의 골드 마스터(gold master)에 포함될 수 있는 것을 염두에 두고, 버전 2.3의 배포일을 결정하기로한 까닭은 무엇입니까?

귀도: 일단, 애플이 관심을 표명했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이미 배포 일정을 거의 맞춘 상태였습니다. 기본적으로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일주일 정도 앞으로 마감일을 앞당기는 것 뿐이었으니까요.

스티브: 개발자 공동체는 이 결정에 대해 어떤 반응을 나타냈습니까?

귀도: 개발자 공동체의 반응은 아주 좋았습니다! 정신을 차리고 배포일을 정했을 때, 보통 일어나는 일은 수정건에 대한 점검과 패치의 검토를 미루던 온갖 종류의 사람들이 갑자기 분주하게 변신한다는 것이죠. 결과적으로 각종 활동이 굉장히 왕성해집니다.

물론 몇몇 사람들은 이와 같은 빡빡한 일정에 실망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왜냐하면 2.4 버전이 있고 심지어 2.3.1버전도 있는데 그들의 수정이 2.3에서부터 거부되어야 한다는 뜻이었기 때문입니다.

스티브: 파이썬 소프트웨어 기금(PSF, Python Software Foundation)이 앞으로 3년 동안에 어떻게 발전하시길 바랍니까?

귀도: 아파치 소프트웨어 기금(Apache Software Foundation)과 제가 위원으로 있는 오픈 소프트웨어 운동(Open Software Initiative)처럼 PSF과 비슷한 비영리 기금들을 살펴보면서, 꾸준히 PSF가 지크들(geeks)에 의하여 운영되고 방식에 충격을 받았습니다. 운영진 중 누구도 비영리 기금 운영에 깊이 관여했던 사람이 없었으니까요. 우리가 항상 올바른 일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니며 언제나 제때에 일을 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일하는 법을 정확하게 알고 있지 않습니다. 그래서 일하는 방식에 대해 끝없이 비판하거나, 아니면 엉터리로 일을 하게 될 수도 있지요.

파이썬에 호의적인 사람들을 몇 명 새로이 다음 해의 위원회에 초빙한다면 좋을 겁니다. 위원회에 어른의 감독이 약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해도 좋습니다 [웃음]. 이런 일은 본인의 적성에 잘 맞지 않는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사람들이 내 이름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위원회를 이끌고는 있지만, 예를 들어 커다란 기부를 이끌어 내는 일이나 혹은 스폰서 회원으로 사인하도록 회사들을 끌어 들여서 구슬리는 일에는 아주 미숙합니다.

스티브: python.org 도메인의 소유권에 관한 상황은 어떻습니까? 조만간 어떤 변화가 있을까요?

귀도: 아시다시피 CNRI가 여전히 그 도메인을 소유하고 있지만 PSF는 큰 제한없이 그 도메인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비록 지금은 1.6 배포본을 그렇게 많이 사용하지 않지만 그 버전을 계속해서 유지해 주기를 바라고 있지만 말입니다.

결국 그들은 그 질문에 대해 접근할 시간을 내어, 아마도 이것이 가장 중요한 것일 텐데… 도메인 이름의 양도를 처리할 계약, 수 많은 상표권, 그리고 python.org 웹 사이트의 컨텐츠 저작권에 대해 나에게 연락을 해왔습니다. CNRI에서는 웹 사이트가 시작된 시점이 우리 모두가 CNRI사에서 일할 때이기 때문에 저작권은 그들에게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실제로도 이는 오픈 소스 운동에 CNRI가 상당히 중요한 공헌을 했다는 것을 의미하지요.

스티브: 오픈 소스 소프트웨어 개발과 생활을 조화시키는데 있어서 가장 어려운 측면은 무엇입니까?

귀도: 일단 가족이 있으면 어렵죠. 청구서가 들어 오면 결제해야 하고 아이들이 대학에 갈 때를 대비해서 조금씩 이나마 저축을 해야 하고, 그렇기 때문에 일정한 수입이 들어온다는 자체가 정말 중요해집니다. 실감이 제대로 나지 않을 수도 있지만 아이들이 태어난 거의 그 순간부터 절약해야 합니다.

그 때문에 일감을 선택하기가 어렵죠.

스티브: 최근 파이썬 사용 패턴에 일어난 큰 변화로는 어떤 것이 있습니까? 그리고 새로운 애플리케이션 영역 중에서 가장 흥미를 느끼는 부분은 어떤 것이 있는지요?

귀도: 수없이 다양한 방식으로 파이썬이 흥미롭게 적용되고 있지만, 특별히 새롭다 할만한 것은 없습니다. 파이썬은 항상 아주 널리 응용되고 있으니까요.

고마운 것은 파이썬이 느리지만 꾸준하게 진보적 교사들과 교육자들에게 알려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전통적인 학교 교육에 얽매이지 않고 파이썬에 관심을 갖고 가르치게 되었습니다.

스티브: 이는 "모든 이를 위한 컴퓨터 프로그래밍(computer programming for everyone)"이라는 당신의 오랜 염원을 반영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렇지만 "모든 이(everyone)"가 너무 광범위하다고 생각하시지는 않습니까? 어떤 사람들은 전혀 컴퓨터 프로그래밍을 할 수 없는 사람도 있다고는 생각하시지 않습니까?

귀도: 심오한 철학적 질문처럼 들리네요. 이론상으로는 그에 관해서는 낙관적으로 바라봅니다.

불행하게도 미국은 아니지만 국민 100%가 글을 아는 나라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것이 반드시 소설을 쓰거나 신문 기사를 쓸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지만 읽기나 쓰기 같은 기본적인 것은 누구나 할 수 있다는 말입니다. 그래서 예를 들어 타이핑하는 법을 가르치고 싶으면 생각을 전자우편이나 블로그에 표현할 수 있습니다.

누구나 읽고 쓸 수 있다면 그리고 제대로 된 교육 환경이 있다면(부모가 돈이 없어서 7살 때 일하러 나가야 한다면, 비범하게 똑똑한 머리를 갖고있지 않는 한 그다지 좋은 환경에 있는 것은 아닐 것이다), 어느 정도까지는 논리적으로 프로그래밍하고 생각하는 것이 똑 같은 일이라고 생각되지 않습니까? 전 그렇게 봅니다.

스티브: 파이썬 기술이 구직 시장에서 어떤 가치가 있습니까? 왜 프로그래머들이 비주얼 베이직이나 자바보다는 파이썬을 배우는 것을 거북해 할까요?

귀도: "왜 프로그래머가 파이썬을 배워야 하는가"라고 묻는다면, "그 이유는 어떤 언어 보다도 재미있기 때문이다"라고 대답해 줄 수 있습니다. 물론 자바로 모든 것을 코딩해야 할 상황이 있지만, 파이썬을 사용해 원형을 개발하거나 개인적이고 임시적인 프로그램이나 프레임워크를 테스트할 기회는 여전히 있습니다. 그래서 전혀 예상치 못한 상황에서 파이썬이 쓸모가 있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그렇지만 파이썬을 모른다면 파이썬을 사용하지 않을 것이고, 그래서 이 새로운 도구를 알고 있는 덕분에 여러분의 고용주를 위해 뭔가 또 일을 해줄 수 있는 기회를 잃어 버릴 수 있습니다.

물론 어떤 곳에서는 파이썬이 일자리를 얻는데 확실히 큰 장점으로 작용하는 곳도 있지만 파이썬이 더 큰 기회를 제공한다면서 필수 조건으로 파이썬이 가능한 사람을 원한다는 구인광고를 내는 곳은 현재로써는 그리 많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이러한 상황이 그대로 반영되는 곳도 있지요. Industrial Light and Magic사에는 파이썬 프로그래머가 7백 명이나 있으니까요!

스티브: 알고 계시는 연례 파이썬 회합은 몇 개나 되나요? 지금도 그들 모두와 연락이 되나요?

귀도: 먼저 어떤 회합에 대해서는 그 대답이 "아니오"라고 말해야겠습니다. 금년에는 3월에 워싱턴 DC에서 개최된 PyCon 2003에, 그 다음달에는 영국 옥스포드에서 있었던 Python UK에 다녀 왔습니다. 유로파이썬(EuroPython)은 올 6월 벨기에 샤르로이(Charleroi)에서 있었고 7월에는 우리가 있는 이 곳, 오레곤(Oregon)주 포틀랜드(Portland)에서 OSCON이 있습니다. 그러고 보니 4개군요. 내가 아는 한 이 4개의 회합이 2004년에 또 개최될 것으로 잡혀있습니다. 내년에는 이런 회합에 3개 이상 참여할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스티브: 올해 개최된 PyCon DC, Python UK 그리고 EuroPython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셨습니까? 관심을 둘만한 차이점이 있었습니까?

귀도: 제 각각 모두 다르며, 그 차이 또한 아주 흥미롭습니다. 파이콘(PyCon)은 가장 젊고, 그 조직체의 회원들은 모두 이전에 파이썬 회합을 주최하지 않았던 사람들입니다. 자세히 살펴보면 알 수 있지요. 젊고 경험이 없다고 하더라도, 훌륭한 회합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정말 즐거운 시간이었고, 내년엔 당신이 다시 회합을 주최한다고 하니 더 기대됩니다.

여기 OSCON에서 Python 11이 하나의 트랙으로 구성되었던 것처럼, Python UK는 더 큰 회합에 포함된 이틀간의 트랙이었습니다. 청중도 훨씬 더 많고, 연사들은 보수를 주고 초빙합니다. 대단히 훌륭한 회합으로 그 두 회합에서 발표회는 나의 예상을 뛰어 넘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파이콘(PyCon)과 유로파이썬(EuroPython)에도 역시 탁월한 연설이 많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스티브: 결과적으로 두 가지는 전문적 스타일의 회합이고 두 가지는 공동체 지향적인 회합이라는 것이지요?

귀도: 그렇습니다. 유로파이썬(EuroPython) 공동체의 분위기가 파이콘(PyCon)보다 더 발랄했는데, 이는 EuroPython 사람들이 이전에 회의를 주최한 적이 있고 가격도 약간 더 높았기 때문으로 생각됩니다.

스티브: 다음 파이썬의 큰 행사는 언제, 어디에서 있습니까?

귀도: 제가 알고 있는 것으로는 PyCon 2004입니다. 내년 3월경에 워싱턴 DC에서 개최되었으면 하고 바라고 있지만, 그에 관해서는 당신이 더 잘 알고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스티브: 이제 서 해안(West coast)으로 이주하실텐데요, 거기에서도 파이콘 웨스트(PyCon West)가 개최될까요?

귀도: 불가능한 일은 아니지만 OSCON이 서 해안(West Coast)에서 개최되지요. 약간 가격 수준이 높고 그래서 파이콘(PyCon)이 매력적일지도 모르겠습니만, 파이썬 공동체가 이 두 행사를 지원할 정도로 규모가 있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만약 이 두 행사가 다 개최된다면 서 해안 공동체는 파이콘 이스트(PyCon East)를 떠날 것이고 그 반대의 경우라도 마찬가지라서 두 모임이 모두 개최된다는 것은 힘들겁니다.

회합이 너무 많다면 각 회합은 충분한 규모를 갖추지 못하게 되고 참석자들 또한 회합에 자신이 듣고 싶어 하는 모든 강연자가 포함되어 있지 않다는 사실을 깨닫게 될 것입니다. 초청 연사 중 어떤 사람은 이미 다른 회합에서 연설할 계획이 잡혀있기 때문에 비슷한 회합에 겹쳐서 출연할 수 없을 겁니다.

그렇지만 적어도 미국 내에서는 한 해안에서 다른 해안으로 여행하는 것이 그렇게 힘들지 않을지도 모르죠. 물론 시간차 때문에 약간 고통스러울 수는 있겠지만 말입니다.

스티브: 지크 크루즈(Geek Cruises)[2]에 또 참석해 보실 의향이 있습니까? 첫 지크 크루즈 여행은 어땠습니까?

귀도: 정말 흡족한 여행이었고 제 가족들도 좋아했습니다. 닐 바우만(Neil Bauman)은 큰 회의를 훌륭하게 주관해내는 대단한 사람입니다. 10월 경에 Linux Lunacy 3이 곧 소집될 것이라고 하던데요.

스티브: 지금 현재 출간 계획이 있습니까?

귀도: 없습니다. 모든 에너지를 Elemental Security사에 집중할 생각입니다. 일주일에 한 번 정도, 파이썬 공동체를 한번 돌아보고, 다음 개발 방향을 지도하는 정도로 말입니다. 나는 글쓰기를 아주 좋아하지만, 두 달에 한 번 꼴로 내 블로그에 글을 올리기조차도 힘듭니다.


파이썬 시작하기

참고 도서

파이썬 시작하기
마크 루츠, 데이비드 애셔




스티브: 지난 3년간 각종 문헌들은 아주 거대하게 성장했습니다. 오늘날 파이썬의 영토에서 빈틈이 있다면 무엇입니까?

귀도: 나는 그 성장방식이 마음에 듭니다. 혹시, wxPython에 관한 책이 나왔나요? 그 부분은 여전히 메꾸어야 할 빈틈으로 있습니다[패트릭 오브라이언(Patrick O"Brien)이 준비 중에 있음]. 그리고 그것 말고도 학교에서 "모든 이를 위한 컴퓨터 프로그래밍"을 주장하는 사람들이 사용할 자료들이 더 많이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런 사람들은 튜토리얼과 예제, 관련도서를 찾고있는데 그 요구 또한 아주 다양합니다. 그런 사람들이 『파이썬 시작하기』나 기타 다른 표준 교과서를 사용할 수 없기 때문이죠.

스티브: 지금처럼 미국에 영주하실 생각인지, 아니면 유럽으로 다시 돌아갈 생각인지 향후의 계획이 궁금해집니다.

귀도: 이곳 생활에 잘 적응한 것 같습니다. 막상 네덜란드에 가보니 제 자신이 상당히 많이 미국화되어 있다는 걸 느꼈으니까요. 네덜란드에는 아직도 정말 그리운 것들이 많이 남아있습니다. 특히, 자전거로 출퇴근 하는 것들 말이죠. 하지만 동시에 네덜란드도 놀라운 속도로 미국화되고 있습니다. 어쨌든 간에 이렇게 변화하는 네덜란드와 제 자신을 보면서, 미국화된 네델란드가 미국보다도 더 나쁘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전 계속 여기에 남아있을 생각입니다.

스티브: 그럼 다른 대륙으로 이주하는데 있어서 가장 좋았던 점 아니면 가장 어려웠던 점에는 무엇이 있었나요?

귀도: 전부 친구와 관련되어 있습니다. 정든 곳을 떠나면서 겪게되는 가장 나쁜 점은 정말 좋은 친구들을 뒤로하고 떠나와야 한다는 것입니다. 네덜란드에서 여기로 이사올 때 그랬던 것처럼, 그리고 워싱턴 DC를 또 다시 떠나야 하는 것처럼 말입니다. 물론 좋은 점도 있지요. 새로운 곳에서 새로운 친구를 사귈 수 있다는 것. 다행스러운 것은 언제나 전 친구들을 잘 사귀었다는 것이구요.

스티브: 다른 사람이 작성한 파이썬 애플리케이션 중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애플리케이션은 무엇입니까?

귀도: 아주 어려운 질문이네요. 범위가 너무 넓고, 알고 있는 것 중에서도 정말 괜찮다고 생각되지만 직접 써보지 못한 것들도 많으니까요.

아마도 OSCON에서 발표한 아델 골드버그(Adele Goldberg)와 데니스 알리슨(Dennis Allison)의 ThinkFive 애플리케이션 만큼은 꼭 언급해야 할 것 같습니다. 두 명이서 반 년 만에 조프와 파이썬으로 컨텐츠 관리 시스템을 만들어 내었으니까요. 마스터 교사들에게 지리학과 대수학 같은 주제의 고품질의 온라인 수업을 만들 수 있도록 해주기 위해 약간 스몰토크를 곁들여서 말입니다.

그들이 한 일들을 보고 정말 아주 인상 깊었습니다. 그 시스템과 대화하는 사용자는 다음과 같이 크게 세 부류로 나누어 볼 수 있습니다. 첫째, 강좌를 만들어 내는 사람들로 조프와 상호작용하면서 플래시 애니메이션을 만들고 XML로 기타 온갖 종류의 것들을 만들어 내는 사람들이죠. 그 다음에 교실에서 그 시스템을 사용하거나 적어도 학생들을 지도하는 교사들을 비롯하여 어떤 경우에는 집에서 강의를 하는 사람들이 있죠. 그리고 마지막으로 학생들이 있습니다. ThinkFive는 이러한 사람들에게 도움이 됩니다.

스티브: 최근 Zope에 시간을 많이 할애하셨다고 들었습니다. 거의 새로운 완전판 배포본에 접근했다던데, 사람들이 Zope 3에서 보게 될 특징 중에서 가장 마음에 들어 할 특징으로는 어떤 것이 있는가요? 그리고 그 이유는 무엇입니까?

귀도: ‘이것이다’라고 꼬집어 말하기 어렵습니다. 왜냐하면 조프 3에서는 모든 것들이 달라졌기 때문입니다. 개인적으로 Zope 3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점을 꼽으라면, 파이썬 프로그래머들이 웹 사이트로 들어가는 코드를 작성할 경우 조프 2에서는 상당히 혼란스러운 상황이었는데 이것에 조프 3에서는 좀 더 명료해졌다는 겁니다.

스티브: ABC에서 Python 2.3b2에 이르는 동안 기술적으로, 직업적으로 혹은 개인적으로 저지른 실수 중에서 가장 커다란 실수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귀도: 개인적인 것으로 BeOpen사에 합류하기로 결정하였던 것입니다.

스티브: IT 분야에 첫 발을 이제 겨우 내딛은 젊은이들에게 간단하게 한마디 조언 부탁드립니다.

귀도: 소프트웨어 개발에는 여전히 재미있는 것들이 많이 있습니다. IT 붐과 그 종말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들에 대해서는 심각하게 생각하지 마세요.

컴퓨터는 여전히 우리 삶의 중요한 부분으로 앞으로도 계속해서 많은 것들을 개선시켜 줄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똑똑한 인재들이 앞으로도 계속 필요합니다. 듣지도 혹은 꿈꿔 볼 수도 없는 미래의 애플리케이션을 프로그램할 인재들 말입니다.

스티브 홀든(Steve Holden)은 컨설턴트로 활동하면서, 네트워크 아키텍처와 시스템, 웹 시스템의 구현과 디자인에 대해 고객들에게 조언을 한다. 또 그는 『Python Web Programming』의 저자이기도 하다.
[1] 두 사람이 서로 몸무게를 실어 가면서 제 흥에 맞추어 추는 현대춤의 일종. 제멋대로 춘다는 점에서는 쉽지만, 그 만큼 다양하고 복잡하다.
[2] 유람선을 타고 여행하면서 IT 정보를 교환하는 기술 회합. 리눅스 토발즈가 주관하는 geek cruises가 유명, 올해는 linux lunacy 3로 귀도도 연사로 참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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