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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모바일

"풀타임 블로거" 태우씨의 "미코노미 라이프"

한빛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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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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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ANBIT

10,904

제공 : 한빛 네트워크
저자 : 황치규(delight@bloter.net)
출처 : 블로터닷넷

지난해 봄 그는 잘 다니던 삼성SDS를 그만두었다. 회사 생활이 힘들어서가 아니었다. 다른곳으로 옮기기 위해서도 아니었다. 그가 사표를 던진 이유는 생뚱맞게도(?) 블로그만 하며 살고 싶어서였다. 돈 때문이 아니었다. 그냥 블로그가 좋아서였다. "이태백"이 판을 치던 시대에, 나이든 분들이 들으면 근엄한 표정으로 "배가 불렀다"는 훈계를 하려할지 모르겠으나 당시를 회상하는 그의 표정은 자못 진지하다.

국내 블로고스피어에서 "웹2.0 전도사"로 통하는 블로거 김태우씨. 회사를 그만둔 뒤 그에게는 "풀타임 블로거"란 타이틀이 따라다닌다. 그게 벌써 1년이 다 돼간다. 후회는 없다. 하고싶은것을 하면서 살아가니 하루하루가 짜릿하고 행복하다. 새로 알게된 사람들을 통해 공짜로(?) 배우는 것도 너무너무 많다. 디지털 기술이 우리 사회와 사람들의 삶을 어떻게 바꾸고 있는지에 대해 보다 깊게 성찰할 수 있는 여유도 갖게 됐다.

유명세를 타서인지 기고나 강연 요청도 심심치 않게 들어온다. 지난해에는 모두 네번에 걸쳐 해외 컨퍼런스를 취재, 1인미디어로서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최근에는 그동안의 고민을 녹여 "미코노미"란 이름의 책까지 펴냈다. 개인이 중심이된 경제 생태계를 말하는 책이라고 한다.

"풀타임 블로거"로 살아가는 김태우씨 같은 경우는 사실 우리나라에선 쉽게 볼 수 없는 장면이다. 아무리 하고싶어도 개인이 조직을 떠나 홀로선다는 것은 많은 리스크를 동반하게 마련이다. "풀타임 블로거"가 김태우씨 개인에게는 선택일지언정, 많은 이들에겐 여전히 모험의 이미지로 다가오는 이유다.

그런 만큼, 많은 이들이 태우씨의 삶을 궁금해한다. 묻기는 뭔하지만 돈은 얼마나 버는지도 알고 싶어한다. 개인적으로도 마찬가지였던터라 9일 오후 강남에서 김태우씨를 만나 풀타임 블로거로서의 삶과 미코노미를 주제로 얘기를 나눴다.


블로그가 하고싶어 회사까지 그만뒀잖아요? 우리나라 현실에서 파격적인 사례로 보여지는데, 계기는 무엇이었나요?

블로그를 처음 시작한게 2004년 9월입니다. 당시 저는 개발자였어요. 블로그를 통해 배우고 싶은게 있었고, 열심히 하다보니 자연스럽게 블로그에 빠져버리더라고요. 회사 생활과는 무관했는데도 점점 재미가 붙었습니다. 하다보니 소위 "목숨걸고" 하는 수준에 이르렀습니다.

고등학교때부터 미국에 살아서 인맥이 별로없었는데, 블로그를 통해 인맥도 많이 넓혔어요. 그러면서 블로그를 통해 개인이라는 타이틀로 무엇을 할 수 있을지 시험해 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됐습니다. 직장 생활이라는게 저와는 잘 맞지 않았던 터라 좋아하는 블로그를 하면서 한번 살아보고싶어 사표를 내게 됐어요.


그뒤로 블로고스피어에서 전업 블로거로 불리는데, 적당한 타이틀이라 생각하나요?

개인적으로는 전업 블로거 보다는 풀타임 블로거가 맞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블로그를 하는 것은 많은 자유를 누리며 공부하고 탐구하는게 목적이에요. 수익은 그 다음입니다. 제 모든 활동은 블로그를 위해 존재합니다. 블로그로 돈을 번다기보다는 학비없이 학교다닌다는 개념으로 봐줬으면 해요. 실제로 그렇게 하고 있고요. 물론 그렇게 하다보니 수익도 올리는 것은 사실입니다.

풀타임 블로거로서 어떤 활동들을 하고 있습니까?

좋은 블로그에 올라온 글을 읽고 사람들 만나면서 공부해 나가고 있습니다. 사람들 만나 얻는 것은 현업에 대한 얘기들이고, 이론적인 것은 혼자 공부하는 편입니다. 블로그 관련 책들도 꾸준히 읽으면서 강의나 기고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외부 활동은 직업적으로 하는 것은 아니에요. 제가 공부한 것을 밖에다 알리는 것을 좋아하다보니 적극적으로 하려하는 것입니다. 가치가 있다 싶으면 시키지 않아도 달려갑니다.(웃음)

앞서도 말씀드렸지만 제 모든 활동의 중심은 블로그입니다. 영문 블로그인 테크노김치와 개인적인 탐구를 목적으로하는 태우"s log를 양대축으로 오픈마루의 영문 블로그 운영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오픈마루 서비스들은 훌륭하다고 생각합니다. 세계시장을 상대로 승부를 걸어볼만 하다고 봐요. 그럴려면 마케팅이 중요할 수 밖에 없는데, 한번 해보고 싶었습니다. 현업에 대한 감각을 키울 수 있다는 생각도 했고요.

풀타임 블로거를 선언하면서 지난해 해외 컨퍼런스를 많이 취재했잖아요. 특히 미국에서 열린 웹2.0 엑스포의 경우 블로고스피어에 공개후원을 요청해 화제를 불러일으켰는데요.

지난해 모두 4번에 걸쳐 해외 컨퍼런스에 참가했습니다. 미국에 두번, 싱가포르와 일본이 각각 한번인데, 모두 프레스 자격으로 갔어요. 이중 미국 웹2.0 여행에서는 롱테일의 저자 크리스 앤더슨, 플리커 창업자, 마이SQL CEO 등 유명인사 30여명을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얻었습니다. 10분, 20분 잠깐 만나 얘기한게 아니었어요. 한두시간씩 대화를 나눴습니다.

그분들은 제가 블로거였기 때문에 만나줬어요. 전문성이 있고 한국에 관심이 많다보니 저를 만나는게 재미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한것 같아요. 그때 만나본 분들은 구글이 왜 한국 시장을 못치고 들어가느냐는 것과 한국에선 많은 20대 사용자들이 PMP나 휴대용 게임기 등을 들고 다닌다는데, 그런 얘기 좀 많이 해달라고 하더라고요. 네이버, 오마이뉴스, 싸이월드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었습니다.

영문 블로그 테크노김치도 시작했는데, 반응이 어떤지 궁금합니다.

테크노김치는 한국에서 일어나는 많은 일들을 외국에 알려야겠다는 생각에 시작하게 됐어요. 김창원 태터앤컴퍼니 공동대표, 윤석찬 다음커뮤니케이션 팀장도 영문 블로그를 운영중인데, 저의 경우는 미디어 관점에서 접근하고 있습니다. 태우"s log는 RSS 구독자나 일일 방문자가 하루 6천에서 1만명 정도인데, 테크노김치는 그 10분의1 수준이에요. 그래도 반응은 뜨거운 편입니다. 지난해 CNN이 진행한 한국 특집에 출연해 한국의 디지털 기술에 대해 얘기했던게 이정표가 된 것 같아요.

영문 블로그의 가능성은 매우 크다고 봅니다. 외연을 좀더 확장하려면 해외 블로거들에게 제가 실리콘밸리에서 일어나는 사건에 대해 허를 찌를 수 있는 안목이 있다는 인식을 심어주는게 관건이 되지 않을까 싶어요. 이와 함께 테크노김치는 앞으로 크라우드소싱 등 미디어적인 색깔을 보다 강화할 생각입니다. 기업 후원도 고려하고 있습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순수성을 버린다는 뜻은 아니고요.


최근 출간한 미코노미 얘기 좀 해보겠습니다. 책을 통해 하고 싶었던 얘기는 무엇입니까?

웹2.0 경제에서 근본적인 변화가 무엇인가, 새로운 패러다임이 많이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개인들이 주체적으로 경제 활동을 할 수 있는 세상이 오고 있다는 것을 전하고 싶었습니다. 경제 구조의 민주화라고 해야할까요? 2년걸려 썼는데, 좀 오래걸린 편이에요. 존재하지 않는 것을 풀어쓰려다보니 준비가 길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개인이 중심이된 경제구조는 갈길이 멀다는 생각도 듭니다.

미미하죠. 문성실님이나 저같은 경우는 개척자라고 봐요. 많은 블로거들이 아직 구글 애드센스를 주수입원으로 하고 있습니다. 이를 감안하면 태터앤미디어나 인사이트 등의 시도는 아주 훌륭하다고 봐요. 블로거들로이 블로그만 잘하면 될 수 있도록 하니까 감사하고 있어요. 블로거를 양성하는게 중요하다고 보거든요.

많은 분들이 수입이 얼마인지 궁금해 하는데요.

솔직히 잘 몰라요. 계산도 하지 않는 편입니다. 그때그때 기복도 좀 있는 편이구요. 그러나 제가 추구하는 삶을 살아가는데 적당한 수준이라고는 말해줄 수 있어요. 올해는 책이 잘 팔리면 수입이 더 늘어날 수 있겠죠.(웃음) 개인적으로 부모님과 같이 살고 있고, 여자친구도 없어요. 지출이 많은 편은 아닙니다.

기술 블로거로 알려져 있는데, 최신 기술중 관심있게 지켜보는 것들은 어떤것들인가요?

테크놀로지 블로거는 더 이상 아닌 것 같습니다. 기술을 통해 삶과 사회가 어떻게 바뀌어가는지 탐구하는 쪽으로 많이 바뀌었어요. 예를 들면 모바일을 통해 사고체계나 경제는 어떻게 바뀌나 하는 것들을 공부하는거죠.

어떤 성격입니까? 외모를 보면 소극적일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소심하지만 무대체질입니다.(웃음) 숫자에 상관없이 다른 사람들 앞에 서서 얘기하는거 좋아해요. 1~2천명 넘어도 상관없습니다. 블로그가 좋은 게, 사람들은 주목받고 싶어하는 욕구가 있는데 그것을 완벽하게 충족시켜주잖아요. 그렇게하면서 개인적으로는 교만해지지 않으려노력합니다. 스타가 아닌 한명의 개인으로 생각하려 합니다. 운이 좋아 많은 분들이 제 블로그를 사랑해주는 것도 감사하고요.

올해 계획들은? 혹시 창업도 생각하시나요?

창업은 한번도 생각해본 적이 없습니다. 아이디어는 많은데, 창업 스타일은 아닌것 같아요. 제가 계획은 잘 잡는데, 실행능력은 좀 떨어져요.(웃음)

보통 하루 일과가 어떤지 궁금합니다. 직장인들과는 다를것 같은데요.

솔직히 대중없습니다. 사람들 많이 만날때는 하루종일 밖에 있을때도 있고요. 약속이 하나도 없을때도 있습니다. 금요일부터 주말에는 종교활동을 많이합니다. 주로 교회에서 살아요.

마지막으로 웹2.0서비스를 새로 시작하는 분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시야를 넓히는게 중요합니다. 크게 생각해달라고 말하고 싶어요. 블로터가 네이버 뉴스만큼 커지지 말라는 이유는 없잖아요? 저의 경우 삼성SDS 그만두고 블로거가 됐을때, 아시아 최고의 블로거가 되자는 목표가 있었어요. 꿈을 갖고 미친듯이 가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개인적으로 경험해보니 다는 아니더라도 조금은 되더라고요. 책도 냈잖아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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